모집과정에서 불완전판매를 막는 건 보험업계 영원한 숙제다. 특히 금융당국은 보험사만큼 존재감이 커진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을 정조준 하여 불완전판매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과도한 시책·수수료 위주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횡행하면서 ‘불완전판매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GA업계 내 변화의 노력은 이제 선택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가운데 대형 GA인 글로벌금융판매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모바일 대면녹취 서비스가 성공 모델로 자리 잡을지가 주목된다.
◇ 'GPS 보험지킴이' 영업현장에 점진적 도입
글로벌금융판매는 상품 설명의무 위반 등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문제를 개선하고, GA 및 소속 설계사(FC)들의 책임을 강화하는 보험업법 개정 등에 사전 대처하기 위한 차원에서 계약 시 상품에 대한 설명 전체 과정을 녹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디비아이엔씨(DB Inc.)와 엔아이링크(NiLink)가 공동개발한 자필서명 모바일 대면 녹취서비스 ‘GPS(GA Perfect process of Sales insurance) 보험지킴이'가 영업현장에 도입된다.
GPS 보험지킴이는 모바일 앱을 통해 보험약관 내용을 TTS(Text To Speech, 자동음성안내)로 설명한 뒤, 고객이 약관의 주요 내용을 숙지했음을 녹취하는 방식이다.
지점총무가 청약서와 GPS 보험지킴이 안내장을 출력하여 전달하면 설계사는 고객과 대면상황에서 보험지킴이 앱을 실행한 뒤 고객인증 및 동시동석 확인 작업을 거친다. 이후 보험계약 내용의 녹취가 진행되고, 완료 후 녹취 내용은 클라우드 보관소에 저장된다.
사측에 따르면 녹취 시작 전 전문·요약문·필수문 중 선택이 가능하며 각각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전문 30~40분, 요약문 20~30분, 필수문(청약서, 계약전 알릴 의무사항, 상품설명서, 비교설명서) 10분 이내이다.
TTS 기반 상품 설명을 통해 대면녹취 관련 설계사 업무 부담은 줄어든다. ‘알릴 의무’에 대해 자동 설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민원이나 법적 분쟁에 효과적인 대응도 가능하다.
별도의 장비 없이 개인이 보유한 스마트폰·태블릿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법적 효력을 위해 모든 녹취는 서버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했다. 녹취 시작 전 고객 동의 및 SMS 본인인증 과정을 거치며 해당 정보는 향후 법적 증거로 활용된다.
또한 보안을 위해 녹취 정보는 암호화하여 서버에 저장, 사용자 단말기에는 아무런 정보가 남지 않도록 개발됐다.
회사는 무·저해지보험 및 종신보험 등 불완전판매 리스크가 큰 상품부터 해당 서비스를 우선 적용하고, 향후 적용 분야를 확대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 영업조직에 일괄 적용을 강요하기 보다는 33개 지사 중 원하는 곳부터 도입한 후 검증 단계를 거쳐 점진적으로 확장시켜 나갈 방침이다.
◇ 김종선 대표 “불완전판매 문제 해결에 왕도 없어”
자필서명 모바일 대면 녹취서비스를 적용하기 앞서 지난 18일 글로벌금융판매는 본사 회의실에서 서비스 시연회 및 설명회 자리를 마련했다. 글로벌금융판매 33개 지사 대표와 임원을 비롯하여 보험대리점협회 임원 등이 함께 했다.
▲ 김종선 글로벌금융판매 대표(사진제공=글로벌금융판매) |
이날 김종선 글로벌금융판매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불완전판매 문제에는 왕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서는 어느 한 가지만 고쳐서 될 것이 아니라 아주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향후 글로벌금융판매가 시행하게 될 GPS 보험지킴이 서비스는 상당히 의미 있는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회사는 새로운 시스템 개발, 교육, 실행 과정에서 일정한 비용이 발생하고 설계사들은 기존에 하지 않던 다른 방식의 업무를 하게 되는 등 전반적으로 상당한 노력이 투입된다”라며 “이러한 일을 글로벌금융판매가 업계 최초로 시도한다는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 해당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잘 안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시연회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시스템 도입 취지는 공감하나 전면 시행 전 영업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달라는 의견이 다수 제시되기도 했다.
이에 엔아이링크 방종은 대표는 “해당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을 중요하게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바로 설계사들의 편의성”이라며 “설계사들이 사용하는데 불편하고 짜증나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 많은 이야기를 청취하고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