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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2020/05/11) - 김종선 글로벌금융판매 대표
2020.05.26
김종선 글로벌금융판매 대표가 '백년의 약속, 사람이 중심이다’라는 회사 슬로건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권지현 기자]
▲ 김종선 글로벌금융판매 대표가 '백년의 약속, 사람이 중심이다’라는 회사 슬로건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권지현 기자]

 

[FETV=권지현 기자] “왜 법인보험대리점(General Agency·GA)을 선택했냐는 물음에 결과로 보여주겠다. 이곳에서 할 일이 많다.”

 

대형 GA 글로벌금융판매의 김종선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영등포 소재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앞으로의 행보를 예고했다. 35개의 GA가 뭉친 글로벌금융판매는 1만3960명(2019년 기준)의 설계사가 소속돼 있다. 지난해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1일 취임한 새내기 최고경영자(CEO)다. 글로벌금융판매는 현대해상 전무 출신의 김 대표를 영입하면서 GA업계 최초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글로벌금융판매의 '자율 혁신'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1963년생인 김 대표는 현대해상에서 기획실장, 경영기획 및 인사총무 담당 임원, 개인보험과 인사총무 부문장, 준법감시인 등을 지낸 경영전문가이다.

 

국내 보험시장에서 GA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GA는 소비자 입장에서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어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보험 계약의 절반 이상이 GA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덩달아 불완전판매가 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GA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미 시장은 형성돼 있다. 이제는 GA들이 질적 성장을 해야 할 차례"라며 "견고한 내부 문화 확립으로 기존 '보험사와 GA' 중심이던 틀을 바꿔 '소비자와 GA' 중심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며 경영 방향을 밝혔다. 김 대표가 추진하는 강도 높은 내부 혁신이 업계 전체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아래는 김 대표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첫 대표직을 축하드린다. 대형 보험사 임원 출신인데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왜 GA로 갔지?’하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내 성격과 잘 맞아떨어지는 결정이라며 지지해줬다. 나는 32년간 보험업에 몸담았다. 그동안 경험하며 배운 것을 통해 보험업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GA가 좋은 길로 가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GA업계 최초 전문경영인인데, ‘3인 공동대표제’는 어떻게 운영되나.

 

-지난해부터 글로벌금융판매 발전을 위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올해 초 헤드헌터를 통한 심사 과정 등을 거쳐 대표로 영입됐다. 2011년 창립 당시 9명 대표 체제였으나 현재는 33명의 대표가 있다. 본사 경영은 나를 포함한 3인의 공동대표가 이끈다. 나는 '대내 업무'를 담당하고 다른 두 명의 대표는 '영업'을 담당한다. 각 대표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회사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업무 수행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내부 문화 구축'이다. 조직은 당장의 숫자나 결과보다 문화가 가장 중요하다. 리더의 고유한 역할이 ‘문화 창조’라고 생각한다. 문화가 잘 형성돼 있으면 핵심만 남게 되고 결과 예측도 가능하다. 이러한 ‘집단 안정성’이 수준 높은 성과를 가져온다. 국내 보험시장은 제로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질적 성장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글로벌금융판매는 설립 후 지난 9년 동안 덩치는 커졌으나 방식은 9년 전 그대로다. 실행력으로 작은 것부터 바꿔가고자 한다. 특히 임기 3년 동안 내부 문화를 잘 만들어 보고 싶다.

 

▲‘내부 문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크게 두 가지로 ‘보험업 본질에 충실한 문화’와 ’스스로 일하는 문화’이다. 이 둘은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다. 업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기술적인 면을 보완하면서 일을 하면 결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이 성취감을 누리게 하고 싶다. 성취감을 맛보면 일의 능률이 올라 스스로 일하게 된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알아서 일하는 회사가 아니면 '리더'가 제 역할을 못한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글로벌금융판매 본사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 모습.
▲ 서울 영등포구 글로벌금융판매 본사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 모습.

 

▲새로운 업무 분위기가 만들어 질 것 같다.

 

-현재 글로벌금융판매 설계사는 1만4000여명이며, 본사에서만 60여명의 관리자가 근무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은 영업 담당 설계사들을 관리자들이 관리하고 또 그들을 대표가 관리하는 형태로 이뤄져왔다. 이것을 바꿀 것이다. 공통의 목표와 시선을 가지고 스스로가 가능한 것들을 창조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설계사·관리자·대표 등 모두가 한 방향을 본다면 그 결과는 엄청난 파급력이 있지 않겠는가.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힘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직원들의 생일 때마다 책을 선물한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평소 독서를 즐기는데, 직원 생일이 되면 책 목록을 보내 직원이 선택하는 책을 선물한다. 내가 직접 고른 책을 선물할 수도 있지만 해당 직원에게 보낼 책 목록을 작성하면 한 번 더 그 직원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왕이면 그에게 꼭 필요한 책을 잘 선물하고 싶어서 의견을 묻는다. 이런 작은 것들이 직원과의 대화와 '소통'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글로벌금융판매를 ‘소비자가 찾는 GA’가 되게 하는 것이다. 기존 ‘보험사와 GA의 관계’가 아니라 ‘소비자와 GA’의 관계를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는 보험회사가 필요로 하는 GA들이 성장했다. 그 결과 보험회사와 밀착했던 GA들이 빠르게 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GA도 변화해 소비자가 찾는 GA가 돼야 한다.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할 수 있다면 고객은 스스로 글로벌금융판매를 찾게 될 것이다. 이러한 GA를 만드는 것이 대표로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일에 매진한다면 지나간 일을 생각하느라 시간을 보낼 수 없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회사의 슬로건이 ‘백년의 약속, 사람이 중심이다’이다. 고객, 영업가족, 임직원을 중심가치로 삼아 백 년을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튼튼한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진행할 것이다. 취임 한 달이 막 지난 만큼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