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표직을 축하드린다. 대형 보험사 임원 출신인데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왜 GA로 갔지?’하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내 성격과 잘 맞아떨어지는 결정이라며 지지해줬다. 나는 32년간 보험업에 몸담았다. 그동안 경험하며 배운 것을 통해 보험업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GA가 좋은 길로 가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GA업계 최초 전문경영인인데, ‘3인 공동대표제’는 어떻게 운영되나.
-지난해부터 글로벌금융판매 발전을 위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올해 초 헤드헌터를 통한 심사 과정 등을 거쳐 대표로 영입됐다. 2011년 창립 당시 9명 대표 체제였으나 현재는 33명의 대표가 있다. 본사 경영은 나를 포함한 3인의 공동대표가 이끈다. 나는 '대내 업무'를 담당하고 다른 두 명의 대표는 '영업'을 담당한다. 각 대표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회사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업무 수행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내부 문화 구축'이다. 조직은 당장의 숫자나 결과보다 문화가 가장 중요하다. 리더의 고유한 역할이 ‘문화 창조’라고 생각한다. 문화가 잘 형성돼 있으면 핵심만 남게 되고 결과 예측도 가능하다. 이러한 ‘집단 안정성’이 수준 높은 성과를 가져온다. 국내 보험시장은 제로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질적 성장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글로벌금융판매는 설립 후 지난 9년 동안 덩치는 커졌으나 방식은 9년 전 그대로다. 실행력으로 작은 것부터 바꿔가고자 한다. 특히 임기 3년 동안 내부 문화를 잘 만들어 보고 싶다.
▲‘내부 문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크게 두 가지로 ‘보험업 본질에 충실한 문화’와 ’스스로 일하는 문화’이다. 이 둘은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다. 업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기술적인 면을 보완하면서 일을 하면 결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이 성취감을 누리게 하고 싶다. 성취감을 맛보면 일의 능률이 올라 스스로 일하게 된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알아서 일하는 회사가 아니면 '리더'가 제 역할을 못한 것이다.
▲새로운 업무 분위기가 만들어 질 것 같다.
-현재 글로벌금융판매 설계사는 1만4000여명이며, 본사에서만 60여명의 관리자가 근무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은 영업 담당 설계사들을 관리자들이 관리하고 또 그들을 대표가 관리하는 형태로 이뤄져왔다. 이것을 바꿀 것이다. 공통의 목표와 시선을 가지고 스스로가 가능한 것들을 창조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설계사·관리자·대표 등 모두가 한 방향을 본다면 그 결과는 엄청난 파급력이 있지 않겠는가.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힘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직원들의 생일 때마다 책을 선물한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평소 독서를 즐기는데, 직원 생일이 되면 책 목록을 보내 직원이 선택하는 책을 선물한다. 내가 직접 고른 책을 선물할 수도 있지만 해당 직원에게 보낼 책 목록을 작성하면 한 번 더 그 직원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왕이면 그에게 꼭 필요한 책을 잘 선물하고 싶어서 의견을 묻는다. 이런 작은 것들이 직원과의 대화와 '소통'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글로벌금융판매를 ‘소비자가 찾는 GA’가 되게 하는 것이다. 기존 ‘보험사와 GA의 관계’가 아니라 ‘소비자와 GA’의 관계를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는 보험회사가 필요로 하는 GA들이 성장했다. 그 결과 보험회사와 밀착했던 GA들이 빠르게 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GA도 변화해 소비자가 찾는 GA가 돼야 한다.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할 수 있다면 고객은 스스로 글로벌금융판매를 찾게 될 것이다. 이러한 GA를 만드는 것이 대표로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일에 매진한다면 지나간 일을 생각하느라 시간을 보낼 수 없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회사의 슬로건이 ‘백년의 약속, 사람이 중심이다’이다. 고객, 영업가족, 임직원을 중심가치로 삼아 백 년을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튼튼한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진행할 것이다. 취임 한 달이 막 지난 만큼 이제 시작이다.